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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포항 봄나들이
icon 소천재선
icon 2010-03-03 11:50:03  |  icon 조회: 1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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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포항 봄나들이



입춘 동풍에 찬바람 걷히고


우수 한참 지나 대동강 물도 풀려


경칩이 코앞이라 온 산천에 봄기운이 가득하련만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천붕지통의 아이티나 칠레 지진 등


세월이 하 수상하여 때 아닌 봄에 눈꽃이련가만.




2월의 마지막 날, 느닷없는 봄바람에


늘 항상 언제나 행복한 한동네 이웃 친구


김순명과 최영순, 오인수와 이영순, 김재선과 김영자 등


부부 쌍쌍 봄나들이 행선지는 국립공원 격포항의 층암절벽인 채석강!



격포항 갈매기가 춤추는 바닷가에서


싱싱한 활어회에 한 잔의 소주를 즐길 때


쌩쌩 부는 찬 바닷바람이 시린 가슴을 파고들고




늦추위 펄럭이는 포장마차에서


늙은 부부 한 쌍 온 종일 ‘국화빵’을 굽는데


문득 서정주님의 ‘국화 옆에서’가 생각나 즉석 즉흥시


‘국화빵 앞에서’를 읊으니 눈시울에 눈물이 그렁그렁~



한 봉지 국화빵을 팔기 위하여


날마다 아버지는


저렇게 떨었나 보다.




한 봉지의 국화빵을 팔기 위하여


엄마도 포장마차 속에서


또 저렇게 떨었나 보다.




눈보라 찬바람에 얼굴 시리던


춥고 긴 인생의 뒷골목에서


이제는 돌아와 가족 앞에 선


내 운명같이 질긴 삶이여.




달콤한 네 꽃잎이 익으려고


빵틀엔 맛난 향이 저리 풍기고


지나는 행인 발길 멈췄나 보다.









2010-03-03 11: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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