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 우물가에
“서방님께선 웬일로 요즘 우물가에 얼씬도 않으신가요?”
“임자우물이 너무 깊어 그렇소이다.”
“어머나! 그게 어찌 소첩의 우물 탓인가요? 서방님 두레박 끈이 짦은 탓이지!”
“우물이 깊기만 한 게 아니라 물도 말랐더이다.”
“그거야 서방님 두레박질이 시원치 않아 그렇지요 그 웬 섭섭한 소리요?"
“그래도 이웃 샘에선 물만 펑 펑 솟더이다.”
“그렇담 서방님께선 옆집 샘을 이용하셨단 말이요?”
“아, 임자 샘물이 마르다보니 가끔 이웃 샘을 이용했소이다.”
“그런데 서방님, 참으로 이상한 일이옵니다. 이 샘물을 떠 먹어본
이웃 서방님들마다 달고 시원하다고 벌써 몇 달 째 애용중이니 말입니다.”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