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리와 꼬랑지의 싸움
숲 속에서 제 맘대로 돌아다니며 행복한 뱀이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꼬랑지’가 자꾸만 몸통을 잡아당기며
‘대가리’에게 불평을 늘어놓는데
“야, 대가리야! 왜 나는 항상 네 꽁무니만 따라 다녀야하냐 이건 불공평하잖아?”
“그건 어쩔 수 없잖니? 난 눈이 있어서 앞을 볼 수 있지만 넌 어떻게 길을 찾니?”
“그래도 이건 아냐! 나는 너무 억울해!”
“말도 안 돼! 너는 나를 따라야만 사는 거야!”
이에 화가 난 ‘꼬랑지’는 마침내 가던 길가의 나무에 칭칭 감아 버리고는
“대가리야, 어디 네 마음대로 가 봐라!”
대가리가 죽을힘을 다해도 꼼짝할 수 없는지라
“그래, 내가졌다. 네 마음대로 가거라.”
그리하여 사상초유의 주객이 전도, ‘꼬랑지’가 앞서고
‘대가리’가 뒤따라가는 혁명적 사태를 맞아서
“와~! 이제는 내 세상이다. 그동안 대가리에 당한 설움을 본 떼를 보여줘야지!”
‘꼬랑지’는 꼬리를 치며 좋다고 흔들거리며 거덜 거렸으나
앞을 볼 수 없는지라 절벽에 이르러 갈팡질팡하다 그만 낭떠러지로 떨어져
만신창이가 된 후에도 고집불통인 ‘꼬랑지’는 제 멋대로 가다가
죄 없는 ‘대가리’까지 불구덩이에 빠져 함께 타 죽고 말았다는.......이야기 끝.
머리는 머리대로 꼬리는 꼬리대로, 면장은 면장대로 이장은 이장대로
사장은 사장대로 사원은 사원대로, 계장은 계장대로 직원은 직원대로
역할과 사명이 각각 따로 있거늘!
서로 제 밥그릇 더 챙기고 어른노릇 한답시고 시 건방을 떨다가
스스로의 갈등 속에 터져 나오는 불협화음과 부조화로
결국 자멸과 파멸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마는 머리와 꼬리의 싸움!
이 궁리 저 궁리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우리들의 자화상自畵像!
그렇다고 단도직입적單刀直入的으로 거두절미去頭截尾,
즉 머리를 자르고 꼬리를 싹둑 잘라 버릴 수도 없고..........
바로 이것이 문제로다!
대가리 국밥을 먹을까 꼬리곰탕을 먹을까?
바로 그것도 문제로다!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