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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리와 꼬랑지의 싸움
icon 소천재선
icon 2010-03-05 15:59:55  |  icon 조회: 1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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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리와 꼬랑지의 싸움




숲 속에서 제 맘대로 돌아다니며 행복한 뱀이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꼬랑지’가 자꾸만 몸통을 잡아당기며


‘대가리’에게 불평을 늘어놓는데




“야, 대가리야! 왜 나는 항상 네 꽁무니만 따라 다녀야하냐 이건 불공평하잖아?”


“그건 어쩔 수 없잖니? 난 눈이 있어서 앞을 볼 수 있지만 넌 어떻게 길을 찾니?”


“그래도 이건 아냐! 나는 너무 억울해!”


“말도 안 돼! 너는 나를 따라야만 사는 거야!”




이에 화가 난 ‘꼬랑지’는 마침내 가던 길가의 나무에 칭칭 감아 버리고는


“대가리야, 어디 네 마음대로 가 봐라!”


대가리가 죽을힘을 다해도 꼼짝할 수 없는지라


“그래, 내가졌다. 네 마음대로 가거라.”




그리하여 사상초유의 주객이 전도, ‘꼬랑지’가 앞서고


‘대가리’가 뒤따라가는 혁명적 사태를 맞아서


“와~! 이제는 내 세상이다. 그동안 대가리에 당한 설움을 본 떼를 보여줘야지!”




‘꼬랑지’는 꼬리를 치며 좋다고 흔들거리며 거덜 거렸으나


앞을 볼 수 없는지라 절벽에 이르러 갈팡질팡하다 그만 낭떠러지로 떨어져


만신창이가 된 후에도 고집불통인 ‘꼬랑지’는 제 멋대로 가다가


죄 없는 ‘대가리’까지 불구덩이에 빠져 함께 타 죽고 말았다는.......이야기 끝.




머리는 머리대로 꼬리는 꼬리대로, 면장은 면장대로 이장은 이장대로


사장은 사장대로 사원은 사원대로, 계장은 계장대로 직원은 직원대로


역할과 사명이 각각 따로 있거늘!




서로 제 밥그릇 더 챙기고 어른노릇 한답시고 시 건방을 떨다가


스스로의 갈등 속에 터져 나오는 불협화음과 부조화로


결국 자멸과 파멸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마는 머리와 꼬리의 싸움!




이 궁리 저 궁리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우리들의 자화상自畵像!


그렇다고 단도직입적單刀直入的으로 거두절미去頭截尾,


즉 머리를 자르고 꼬리를 싹둑 잘라 버릴 수도 없고..........


바로 이것이 문제로다!




대가리 국밥을 먹을까 꼬리곰탕을 먹을까?


바로 그것도 문제로다!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2010-03-05 15: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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