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를 충전하라!
옛날 같으면 벌써 북망산천 침실의 영면 춘추인
환갑 진갑을 훌쩍 넘어 60대 중반에 이르러
아직 몸과 마음이 팔팔하고 펄펄한데
그 뜨겁던 열정도 애틋한 그리움도 사그라져
잿더미가 된 사랑의 모닥불에 앉아 생각하니
‘지금까지 살아오며 나를 위해 무엇을 했나?’
‘세월이 다 가기 전에’
보고 싶고 먹고 싶고 따위 등등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 하리라.
영화관에 갈 때 함께 갈 친구
술 한 잔 생각날 때 불러낼 수 있는 친구
산에 갈 때 휘파람 불며 따라 올 친구
노래방에 갈 때 친구
여행 갈 때 교대로 운전하며 갈 친구
해외여행도 부담 없이 선뜻 나설 수 있는 친구
낚시 갈 때 두 말없이 달려올 친구
목욕탕에서 깨 벗고 서로 등 밀어줄 친구
겨울바다를 함께 찾아 갈 낭만적인 친구
내 좋은 친구들과 더불어
흐르는 강물처럼 그냥 바람처럼 구름처럼
남은여생 날마다 행복해지고 싶어라.
산은 관절이 아파서 못 가네
술은 의사가 먹지 말랬어.
낚시와 여행 등은 취미가 없어 안 땅겨!
의기소침한 친구들의 손을 잡아주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는가.
방전된 친구들까지 배터리를 충전하라! 인간폐품이 되긴 전에…….
“날마다 가꿔라! 기쁘게 즐겁게 깨끗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