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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전원일기
icon 소천
icon 2010-08-05 17:29:07  |  icon 조회: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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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의 전원일기




현업에서 은퇴한 황혼의 백수가 뭐 그리 할 일이 많겠냐만


‘꼭 해야 할 일’과 ‘꼭 하고 싶은 일’ 등 ‘To Do List’에 의거


우선 발등에 불 떨어진 시급한 일부터 중요한 일에서 소중한 일까지




나름대로의 의미 있는 전략적 목적과 실행 가능한 전술적 목표를 정하여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 결코 후회 없는 인생을 가꾸려니


‘머뭇거릴 시간 없어’ 갈수록 백수가 바쁘네!



태어나 사는 곳이 줄 곳 전남 장성군 장성읍 영천리 시골인지라


새 소리에 잠을 깨 정원의 잔디와 화초와 정원수 그리고 텃밭의


고추가지 오이 토마토 옥수수 상추 부추 쑥갓 따위 등등




그야말로 꿈꾸지 아니해도 저절로 굴러온 풍성한 전원생활에 취하여


‘기뻐하라’ ‘감사하라’ ‘기도하라’는 성경말씀처럼


땀 흘리는 일조차 한없이 행복한데 여기에 하나 더!




꽃 사과 꽃 흐드러지게 핀 4월 첫 날,


꽃사슴 막사를 헐고 세상에서 제일 작은 황토방(3m☓세로4m)을


내 손으로 직접 짓느라 기초부터 마지막 도배에 툇마루까지




파고 쌓고 깎고 빼고 박고 바르고 문지르기를 7월 30일까지


꼬박 4개월 동안 올인(All In)하였더니 89kg 과체중이


83kg로 바람직한 다이어트(Diet) 모드(Mode)로 전환되어


뱃살이 쏘~옥 빠지고 고혈압이 약 안 먹어도 정상!




문득 김상용(1902~1951)시인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가 떠오르네요.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 건


웃지요.




존경하고 사랑하는 ‘소세사이’ 가족 여러분!


황토방에 오셔서


하룻밤 주무셔도 좋소.




공짜로?


물론~ 꼬. 옹. 짜!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2010-08-05 17: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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