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 세상사는 이야기_이전
모모한 옛 군수님
icon 소천재선
icon 2010-09-02 16:12:13  |  icon 조회: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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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耄耄한 옛 군수님


광주 운암동 택시 승강장에서 유명 메이커로
한껏 멋을 내고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 60대 한 젊은 노인에게

눈빛은 형형하나
옷차림새와 몰골이 그지없이 초라한
80대 한 늙은 노인이 반갑게 왈

“어-야! 자네 N계장 아녀?”
“계장요? 아뇨 나는 면장 출신이인데요.”
“아, 면장으로 정년 했구먼? 나 모르겠는가?”


“글쎄요, 많이 뵙기는 한 것 같습니다만.........”
“예끼 이 사람 나 보다 더 늙었군.
자네가 00군청 계장 할 때 군수 했던 나를 몰라?”
“아, 군수님! 몰라 뵈어 죄송합니다.”



옳거니! 멋도 능력 있을 때 많이 부려야한다더니 한 때 그토록 기세등등했던 군수님의 모습치고는 너무나 초라한 당신!

이에 상대적으로 고무된
멋쟁이 60대 젊은 노인,
곧바로 유명 백화점으로 Go!.



그렇다!
식어 버린 화롯불 속에도
벌건 불씨가 살아 있듯

늙은 가슴속에도
뜨거웠던 젊은 날의 열정이 살아 꿈틀거려야지
늙었다고 열정마저 없다면 얼마나 비참한 일이냐.
앙드레 킴 패션(Passion)이 아니더라도 ‘옷이 날개’란 말처럼…….



늙으면 편 한 옷이 좋고
편한 신발이 좋고 편한 사람이 좋고
늙으면 늙을수록 편한 것만 찾는다지만
늙으면 늙을수록 옷이라도 제대로
차려 입어야겠더라 며 전혀 어울리지 않는 청바지 등


한 달 연금을 몽땅 아울렛도 아닌
백화점 신상품으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외출준비 끝!’

“암, 이래봬도 내 신세가 군수신세보다 훨씬 낫네 그려. 하하하!”

집에 돌아오니 마누라는 아직도 외출 중!
빈 방 거울 앞에서한껏 폼을 잡고
온갖 멋을 부리는데

뒤늦게 돌아온 마누라 왈
"당신 미쳤어? 이 비싼 옷을!? 다 반품해!"

“껄껄껄! 하하하! 껄껄껄!”



주) 모耄 : 온 몸의 털까지

온통 늙어버린 老+毛 =모耄.




2010-09-02 16: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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