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 세상사는 이야기_이전
근조謹弔 살축문殺畜文
icon 소천재선
icon 2011-02-09 17:10:16  |  icon 조회: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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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謹弔 살축문殺畜文

유세차維歲次 경인년庚寅年 시월10月 스무나흘24日에


최초로 발생한 안동지역 구제역을 죽을힘을 다하여 막아보았지만


“초동대응이 잘못되어 못 막았나, 구제역이 막강해서 못 막았나?”




신묘년 정월1月 초이레7日에 이르기까지 살 처분 된 소, 돼지가 2조원


삼백팔만 여 마리에 이르고 ‘국립축산과학원’의 씨 종축 까지


구제역에 뚫렸다니 아, 이 어찌 슬프지 아니 하리오.




이에 축생畜生에게 고告 하노니


인간주식人間主食 중 가장 종요한 것이 육식肉食이로되


한국 사람들이 귀히 아니 여기는 미국산 쇠고기 등은 도처到處에 흔하지만




촛불로 막아낸 우리 한우 등은 한 낱 먹는 짐승이나


우리 민족의 DNA에 흐르는 정회情懷가 남과 다름이라


오호 통재(嗚呼慟哉)라 아깝고 불쌍하다.




차라리 살 처분 될 운명이라면 태어나지 말일이지


구제역 연좌제에 걸려든 애먼 축생들이 억울하게


생 매몰되는 아비규환의 아수라장이 목불인견이로구나.




애지중지 비싼 사료 먹이며 키운 지가 우금(于今) 몇 수 십 년 인데


‘아덴만의 여명작전’ 소말리아 해적도 소탕 하는 백주 대한민국에서


금수강산 청정지역에 창궐하는 구제역은 어이 소탕 못 하느뇨?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터지는 도다.


축산업은 물론이요 관련 유통업과 음식업계까지 초토화시킨


치가 떨리고 뼈가 녹아내리는 단군 이래 최악의 대재앙이라지만.




과학적인 질병대책이 고작 죄 없는 축생 살 처분이요


엄동설한에 불철주야 소독약을 뿌려대는 일선공무원들의 눈물겨운 사투에도


속수무책, 정녕 꼼짝없이 당해야만 하는 슬픈 운명인가.




무참히 죽어가는 생령들을 어쩌라고


국민적 고향이 궤멸되는 ‘농자천하지대본’은 어쩌라고


부랴부랴 파묻은 소. 돼지의 피눈물 침출수는 어쩌라고.



자연 속 초원의 풀을 못 뜯어먹고 뛰놀지도 못하게


좁은 우리에서 오로지 고품질의 살만 뚱뚱찌게 만들어 낸


인간의 탐욕이 빚어 낸 업보가 아닐는지.




아무튼 한우 씨가 마른다는데 끝이 보이느뇨?


걱정이 태산이요 민심은 흉흉한데 미국소가 웃는다네.


아,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잘 고쳤으면!”



그래도 희망의 불씨 하나! ‘약무호남 시무국가 若無湖南 是無國家’


최후의 청정지역 전남을 사수하는 '장성군'을 비롯한


존경하고 사랑하는 전남 공무원여러분 파이팅!

2011-02-09 1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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