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 세상사는 이야기_이전
알고는 있으라고...
icon J DY
icon 2011-05-18 10:31:36  |  icon 조회: 1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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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할머니가 파출소에 찾아와 성추행을 당했다며


자초지종을 길게 설명했습니다.


딱히 고발이랄 수도, 하소연이랄 수도, 무용담이랄 수도 없는


길고 적나라한 설명을 끝낸 할머니는 아무런 조치도 요구하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섰고 궁금한 경찰관이 조심스레


할머니에게 물었답니다.


“할머니 그럼 왜 오셔서 진술하신 거예요?”


할머니가 빙긋 웃으며 모두가 들으라는 듯 대답했다지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고는 있으라구..”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실화 같은 농담이지만,


그와는 별개로 ‘알고는 있으라구’ 라는 말, 가슴에 꽂힙니다.


마음의 영역에서는 차 떼고 포 떼면 그 말 하나 남지 싶어서요.




내 마음의 상태를 누군가에게 알리기 위해


어깃장을 놓거나 침묵하거나 분노하거나 눈물 흘린 적


한 번쯤은 있지 않나요.


알아만 주면, 알아준다는 생각만 들면,


아무런 조치 없어도 나쁜 감정들은 봄눈 녹듯 사라집니다.


일종의 심리적 매직입니다.




우리의 속마음에는,


누군가를 향해 내 마음이 이렇다는 걸


‘알고는 있으라구’ 말하고 싶은 욕망이 늘 활화산처럼 들끓고


있다고 저는 느낍니다.

여기서 '저는' 정혜신 심리학박사 입니다. 그이의 <그림에세이>에서 옮겨왔습니다.
어제는 소천 선생께서 아카데미에 들르셨더군요.2개월여 만에 공사다망한 강태공의 얼굴이었지요^^
영화<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여주인공 '프란 체스카'(메릴 스티립 扮)의 잔망스런 방뎅이를 느린 째즈음악처럼 그러안던 자칭'마지막 카우보이' 크린트 이스트우드가 스크린에서 지금 막 걸어나왔지요. 청바지를 입었더라면...ㅋ ㅋ

2011-05-18 10: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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