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몫까지 울어다오!
장마 끝난 땡볕 더위에
목청이 터져라 귀청이 터져라
속 창자까지 훑어내듯 울어대는 매미소리 “매암매암~~”
굼벵이로 태어 나 땅 속 7년간을
두더지에게 먹히고 지네한테 씹히고 닭에게 쪼이고도
용케도 살다가 ‘쑈생크의 탈출’처럼
마침내 밤이슬 머금은 한여름 밤에
땅 속을 헤집고 나와 굼벵이 허물을 벗고
굼벵이 껍질만 남긴 채 훨훨~~
비록 주어진 생애가 2주일뿐일지라도
자유다! 자유다!
우화羽化의 춤사위로 대자유다!
단 며칠의 밝은 세상을 위하여
땅 속에서 버터 온 인고의 긴긴 세월이
서럽고 서러워서 우는 게 아니다.
생애 최고의 날을 함께 할
숫 매미의 우렁찬 사랑의 함성이다.
암 매미를 유혹하는 건 큰 매미소리.
울려고 태어난 수컷의 “쓰르라미 매암매암!!”
단 한번의 교미 후 바로 죽는 수컷 따라
단 한번의 알을 깐 후 암컷도 곧바로 죽고........
알에서 깬 유충은
땅 속을 파고들어 다시굼벵이가 되고
굼벵이는 또 매미가 되고..........
매미가 운다.
점점 더 크게 더 크게
아직 짝짓기를 못했나보다.
아마 2주간의 짧은 생존기간에
어쩜 교미 한 번 못하고 죽을 판인데
어찌 억울하고 서럽지 아니하겠느뇨?
울어라 매미야!
억겁 세월에 주어진 인생시계가 재깍재깍~~
울어라 매미야! 내 몫까지울어다오!
흐흑흑흑~~ 매암매암~~ 흐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