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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몫까지 울어다오!
icon 소천재선
icon 2011-08-04 13:27:32  |  icon 조회: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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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몫까지 울어다오!




장마 끝난 땡볕 더위에


목청이 터져라 귀청이 터져라


속 창자까지 훑어내듯 울어대는 매미소리 “매암매암~~”




굼벵이로 태어 나 땅 속 7년간을


두더지에게 먹히고 지네한테 씹히고 닭에게 쪼이고도


용케도 살다가 ‘쑈생크의 탈출’처럼




마침내 밤이슬 머금은 한여름 밤에


땅 속을 헤집고 나와 굼벵이 허물을 벗고


굼벵이 껍질만 남긴 채 훨훨~~




비록 주어진 생애가 2주일뿐일지라도


자유다! 자유다!


우화羽化의 춤사위로 대자유다!




단 며칠의 밝은 세상을 위하여


땅 속에서 버터 온 인고의 긴긴 세월이


서럽고 서러워서 우는 게 아니다.




생애 최고의 날을 함께 할


숫 매미의 우렁찬 사랑의 함성이다.


암 매미를 유혹하는 건 큰 매미소리.




울려고 태어난 수컷의 “쓰르라미 매암매암!!”


단 한번의 교미 후 바로 죽는 수컷 따라


단 한번의 알을 깐 후 암컷도 곧바로 죽고........




알에서 깬 유충은


땅 속을 파고들어 다시굼벵이가 되고


굼벵이는 또 매미가 되고..........




매미가 운다.


점점 더 크게 더 크게


아직 짝짓기를 못했나보다.




아마 2주간의 짧은 생존기간에


어쩜 교미 한 번 못하고 죽을 판인데


어찌 억울하고 서럽지 아니하겠느뇨?




울어라 매미야!


억겁 세월에 주어진 인생시계가 재깍재깍~~


울어라 매미야! 내 몫까지울어다오!




흐흑흑흑~~ 매암매암~~ 흐흑흑흑~~





2011-08-04 13: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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