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 세상사는 이야기_이전
선비는 죽음도 풍류다
icon 소천재선
icon 2011-12-15 21:46:16  |  icon 조회: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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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는 죽음도 풍류다.




조선시대는 파당중심 사회로서


패자敗者는 반역反逆으로 몰려 목숨을 잃고


승자勝者 역시 또 다른 반대파에 의해 반역죄로 멸문지화를 당하는


참혹한 ‘사화士禍’의 연속이었으니 아, 구천을 해매는 원혼이여!




때는 명종 2년인 1547년.


‘여왕의 집정과 간신배로 나라가 망하는데 보고만 있을 것인가’ 라는


벽서옥사壁書獄事에 연루된 금호 임형수에게 내려진 형벌은 사약!




금부도사가 독약 사발을 받들고 집에 들어오자


태연하게 가족들과 작별 후 금부도사에게 이르되


“쓰디 쓴 독약 대신 목을 매어 죽으면 어떤가?”




“좋소! 목을 매어도 무방하오.” 금부도사의 승낙이 떨어지자


“그럼 목을 매어 죽겠네.” 초연하게 방으로 들어가 목에 줄을 걸고


“힘차게 잡아당기라!” 하고 큰소리로 외치자




문 밖에 있던 나졸들이 줄을 힘껏 잡아당기니 “으~아~악~!”


이윽고 외마디 소리가 뚝 그치고 방문을 활짝 여니


“아, 세상에 이럴 수가?”




당연히 목 졸려 죽어있어야 할 사형수인 임형수가 베개 목을 쥐고


방 가운데에 벌떡 큰 대자로 누워 껄껄껄 웃으며 왈


“내 평생 해학을 즐겼는데 오늘 마지막으로 즐겨보았노라!”




그리고 죽음도 풍류처럼 웃으며 사약을 마셨으니


34세의 꽃다운 젊은 나이로 선비정신의 정수를 보여준


호남의 풍류선비 금호錦湖 임형수!(1504~1547)




그래서일까? 호남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있다.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해방이후 중고택시 두 대로 오늘날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일궈 낸 창업주 고故 박인천 회장의


아호가 비단처럼 맑은 호수 ‘금호錦湖’인 것은 우연의 일치인가?



선비의 죽음은 삶보다 아름답다.
선비는 죽음도 풍류다.
선비처럼 살다가 선비처럼 죽고 싶다.









2011-12-15 21: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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