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법전서에 없는 법
-늙은이가 사는 법-
각 마을 경로당 게시판마다 육법전서에는 없는
작자 미상의 ‘법’이 붙어있으니 늙은 노인들은 이른 바
‘늙은이가 사는 법’을 잘 지켜야 노후가 행복하나니········.
미운 소리 우는 소리 헐뜯는 소리 군소릴랑 하지도 말고
조심조심 일러주며 설치지 마소
이기려 하지 마소 져주시구려.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 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그리고 정말로 돈을 놓치지 말고 죽을 때 까지 꼭 잡아야 하오
옛 친구 만나거든 술 한 잔 사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 푼 줄 돈 있어야
늘그막에 내 몸 돌보고 모두가 받들어 준대나
나의 자녀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
누구에게든지 좋게 뵈는
늙은이로 사시구려.
자식은 노후보험이 아니라오. 해 주길 바라지 마소.
아프면 안 되오 멍청해도 안 되오
늙었지만 바둑도 배우고 기체조도 하시구려.
속옷일랑 날마다 갈아입고 날마다 샤워하고
한 살 더 먹으면 밥 한 숟갈 줄이고
적게 먹고 말은 적게 하소
-어차피 삶은 환상이라지만 그래도 오래오래 사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