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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조차 버거울 그 날까지 -결혼38주년에즈음하여-
icon 소천재선
icon 2012-01-31 14:04:31  |  icon 조회: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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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조차 버거울 그 날까지


-1974년 2월2일 결혼. 2012년 2월2일 결혼 38주년에 즈음하여-




이제 와 돌아보니 참 많이도 살았다.


그동안 한 번도 죽지 않고


환갑고개 넘고 진갑 지나 칠십고래희로 흘러가는구나.




이제 앞을 보니 얼마 남지 않았나보다.


앞으로 뭘 하며 살겠느냐 물으면


나 이렇게 살고 싶다고 말하리.




단잠에서 깨어난 이른 새벽


행여 늙은 아내가 깰 새라


살금살금 텃밭 달린 마당에 나가




새벽별 쳐다보며 상큼한 심호흡


청아한 이슬 툭툭 털며 논두렁 밭두렁


농로길 따라 복구福狗 함께 걷는 행복 누려




텃밭의 풋풋한 채소반찬에


낚시로 잡은 붕어찜에 유정란 한 개


사랑 듬뿍 찬 아침밥상 소식小食이 제일이여!




온 누리에 햇살 퍼질 때쯤


아내는 삼삼오오 짝 지어 여호와 하느님 봉사활동


나는 문화예술회관에서 갑남을녀와 나눔 정情.




서산마루에 해질 녘이면 황룡강 구비치는


공설운동장 열 바퀴를 손에 손 꼭 잡고


아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 재미가 쏠쏠~.




무슨 말을 하려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없이 바라만 보아도


그냥 통하는 눈 맞춤




저녁별 뜨면 황토사랑방에 피는 냉갈연기


뜨끈뜨끈 끓는 정겨운 이웃 사랑


동네 아낙네 찜질 천국에 떡국 맛이 일품일세.




이제 채움보다는 버림이 좋겠다.


밥도 적게, 말도 적게, 욕심도 적게


바람조차 버거울 그 날까지 웃으며 큐~!.






2012-01-31 14: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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