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하자諸下者의 소리 없는 아우성
정년퇴직 하고 보니 다 별것도 아닌 것을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 겪었을 인사홍역에 ‘제하자 유구무언’이라
이불 둘러쓰고 외쳤던 소리 없는 아우성 “대한민국 만세!”
이 ㄴ을 찾아갈까, 저 ㄴ을 찾아갈까
이렇게 말해볼까 저렇게 말해볼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잠이나 청해볼까
이 ㄴ도 올라갔고 저 ㄴ도 올라갔고
이 ㄴ도 춤을 추고 저 ㄴ도 춤을 추네.
이 ㄴ 저 놈 얼쑤 좋다! 나도 미쳐 허허허.
이 ㄴ놈은 웃어대고 저 ㄴ놈은 노래하네.
이 ㄴ을 흔들까 저 ㄴ을 흔들까
아서라, 멋대로 사는 세상 새옹지마 아니더냐.
이 ㄴ도 쭈뼛쭈뼛 저 ㄴ도 쭈뼛쭈뼛
먹을 콩 못 먹을 콩, 쥐나 개나 달려드네.
차라리 못 멋을 양이면 재나 뿌려볼거나.
이 ㄴ놈도 추월하고 저 ㄴ놈도 추월하네.
백 키로 정상속도 지킨 ㄴ이 바보인가
과속질주 “꽝~ 꽥!” 황천 간 ㄴ 많다더라.
앞서간 ㄴ 숨이 차고 뒤쳐진 ㄴ 기차 차네.
앞서거니 뒤서거니 전력질주 아수라장
앞에 간 ㄴ 도둑놈 뒤에 간 ㄴ 순사라 질 않더냐.
천륜인륜 파괴범은 패륜패덕 짐승이고
기초질서 위반자는 선진조국 가로막고
인사질서 파괴자는 직원사기 떨어친다.
‘노변양유 불우장 路邊楊柳 不雨長이요 후원황율 불봉개 後園黃栗 不蜂開라
길가에 버드나무는 비가 안 와도 때가 되면 저절로 자라고,
뒤뜰에 누런 밤은 벌이 안 쏴도 때가 되면 저절로 벌어진다 했으니…….
죽장망혜竹杖芒鞋하고 흰 구름 뜬 고개 넘어 술 한 잔에 시 한 수로
떠나가는 방랑시인 김 삿갓이 설마 허튼 소리야 했겠는가!
그게 순리인 것을 믿어 의심치 아니하오니!!
“믿습니까?” “믿습니다!” “그럼 됐습니다!”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