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정통 신파 악극 ‘이수일과 심순애’를 아시나요?
“돈이냐 사랑이냐?”
주인공 이수일은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아버지 친구 집에서 자란다.
그곳에서 자신의 운명적인 여자 심순애를 만나고 고등학교를 마친 뒤 결혼을 약속했건만
너무나도 가난이 싫었던 심순애는 달이 밝게 비취는 어느 날 대부호의 아들 김중배를 만나
다이아몬드와 값비싼 옷 등의 물질 공세로 순애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중배의 프로포즈로
이미 멀어져 간 그녀의 마음을 다시 잡기 위해 달 빛 어린 대동가가 부벽루에서 심순애를 달래기도
하고 꾸짖어 보기도 하지만, 한 번 물질에 눈이 어두워진 여자의 마음이 어찌 다시 돌아설까?
눈물의 정통 신파 ‘이수일과 심순애’을
무성영화 시절의 구수한 변사의 목소리와 함께
옛 시절을 회고해 보는 추억 속으로~~~~!
“때는 바야흐로 춘 삼월! 비둘기 쌍쌍이 나르는 대동강 강변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젊은 두 청춘 남녀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로 이수일과 심순애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순애야! 대동강이 변하여 모란봉이 되고 모란봉이 변하여 대동강이 될지라도
천년만년 우리사이 변치 말자고 약속 했건만……. 아, 네가 나를 배반하다니…….”
“수일씨! 용서하세요. 으흐흑!” 울며불며 수일이의 바지를 붙잡는 순애가 아니었던가.
“놓아라! 이 바지를 놓으란 말이다. 바지 찢어질라…
나는 너를 만나기 위해 전당포에서 일자로 쭉 뻗은 단꼬 쓰봉을 빌려 입고 왔건만
순애야! 김중배의 다이야몬드 보석 반지가 그렇게도 탐이 났더란 말이냐?
에이! 더러운 년! 매춘부! 만일 내년 이 밤 아니 내명년 이 밤 저 달이 흐리거든
이 수일이가 어디에선가 심순애 너를 원망한 줄 알고 비가 오거든 나의 피눈물인줄 알아라.
순애야! 이 오빠는 만경창파에 몸을 싣고 21세기의 청춘으로 돌아갈 것이니
순애야 이젠 나를 기다리지 마라.”
아, 꽃바람 속에 필름은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