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보다 아름다운 행복
대공황이 일어난 1920년대의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그린
‘분노의 포도 The Grapes of Wrath’로 196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의 소설가 John Steinbeck(1902~1968)의 ‘진주’라는 중편소설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것도 때로는 불행의 불씨가 됩디다.
주인공 키노 부부는 평생 어부로써 가끔 바다 속의 작은 진주를 캐기도 하면서
평온한 어부의 삶을 살던 어느 날, 아주 보기 드문 아주 큰 진주를 캤고
엄청나게 값비싼 그 진주로 말미암아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는
아주 행복한 삶을 꿈꾸며 행여 뉘 알까봐 “쉬쉬”했지만
어느덧 횡재했다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 마을에 퍼지자
그 때부터 키노의 오두막집에는 진귀한 진주를 구경하기 위한 구경꾼과
흑심을 품은 사기꾼과 협잡꾼 등이호시탐탐 입 맛을 다시고 드나들던 중
어느 날 그들 부부가 병이 나서 병원에 갔더니
지나친 과잉친절과 오두막집을 몇 번이나 방문 진료까지 해 준 의사 역시
사실은 진주가 탐이 나 병이 안 낫게 오래 가도록 처방을 했고
상인들은 헐값에 그저 먹으려고 온갖 농간을 부리고 심지어 폭력배를 보내
협박을 하는가 하면 밤중에 강도까지 들어 와 격투를 벌이는 등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평온하던 오두막집이 공포의 집으로 변하여 진주를 캤을 때의 들뜬 기쁨은 사라지고
오히려 그 진주 때문에 공포에 떨어야하는 현실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그들 부부는 그 귀한 진주를 아무도 모를 멀고도 먼 깊은 바다 속에 던져버렸는데
그것은 진주가 행복을 주는 것이 아니고
불행의 불씨임을 깨달았기 때문이요
때로는 나의 가장 귀한 것이큰 화근禍根이 될 수도 있음이니
잘 살펴 볼 일이다.
“내가 가진 진주는 행복인가 불행인가!?”
“진정 귀한 나의 진주는 무엇인가?!”
사진) <나는 행복한 낚시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