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日沒
류순자
산속으로 해가 서서히 하관하듯
산속으로 나도 들어 갈 것이다.
그때 투명한 거울 하나가
하관하는 내 나무관의 직육면체를
다 비추어 볼 것이다.
이제 땅에 내려놓아야 할 이승의 끈 앞에
명쾌한 일은 없을 것이다.
평소에 내 앞에 놓인 그 무엇이 적다는 핑계가
내 조그마한 손을 느낀다.
오그렸다 피었다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내 손 때문에
일몰하는 하늘이 붉다.
일몰日沒
류순자
산속으로 해가 서서히 하관하듯
산속으로 나도 들어 갈 것이다.
그때 투명한 거울 하나가
하관하는 내 나무관의 직육면체를
다 비추어 볼 것이다.
이제 땅에 내려놓아야 할 이승의 끈 앞에
명쾌한 일은 없을 것이다.
평소에 내 앞에 놓인 그 무엇이 적다는 핑계가
내 조그마한 손을 느낀다.
오그렸다 피었다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내 손 때문에
일몰하는 하늘이 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