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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 왕 김일과 슬픈 진돗개
icon 소천재선
icon 2012-07-06 14:17:44  |  icon 조회: 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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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 왕 김 일과 슬픈 진돗개




소록대교를 건너 국립소록도 병원을 지나 파도소리 들리는 거금대교를 건너면


전남 고흥군 금산면은 왕년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 WWA 세계프로레슬링 챔피언 ‘김일’ 선수가 태어난 곳으로


2011년 12월 19일에 개관한 ‘김일 기념체육관’ 있는데




‘절망과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며’ 온 국민이 어려웠던 1960~70년대 중반까지


‘박치기 왕’ 으로써 황금시대를 누리며 1963년 세계레슬링협회 세계태그챔피언부터


3,000여 차례의 경기를 치루며 20여 차례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여




국민훈장 석류장,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았지만 말년에 레슬링 후유증과


고혈압으로 투병하다가 생전에 김 일의 박치기를 그렇게 좋아하셨다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일과 같은 2006년 10월 26일에 사망하였으니


향년 77세였는데




1968년 어느 날 세계타이틀을 획득하고 귀국한 김일 선수를 격려차


청와대로 부른 박정희 대통령께서 물었답니다.


“큰 선물을 주고 싶은데 무엇을 선물로 받고 싶으냐?”고




“각하! 제 고향에 전기가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박 대통령께서 선생의 청을 흔쾌히 수락하시어


내륙인 녹동 항보다 먼저 곧 바로 전기가 들어갔다는 일화와 함께




죽어서 전설이 된 김 일의 일제강점기 유년시절에


진돗개와 얽힌 감동적인 일화가 ‘진돗개 동상’으로 우뚝 서서


나그네의 마음을 적셔주는데 그 비문을 그대로 적는다.




나의 어린 시절 강과 산을 뛰어 놀던 충직한 나의 친구 진돗개여!


일본 군대의 군용 방한복을 만든다는 이유로 죽음의 다리로 끌려가던 그 모습이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나의 친구 진돗개는 일본 순사에 끌려 개 죽이는 다리로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떠났는데 한 시간 후 그 곳을 탈출하여 나에게로 돌아와 뛰면서 그렇게도 반가워하며 내 품에 안겼습니다.


나는 내 친구 진돗개의 목에 줄을 걸어 죽음의 길로 보냈건만 그는 나를 영원한 주인으로 알고 반가워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인간은 서로를 배반하고 미워하는 자들이 있어도 충견은 주인을 배반하지 않고 끝까지 섬긴다는 옛말이 새삼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또다시 일본 순사에게 끌려가는 나의 친구 진돗개를 바라보기만 했을 뿐 끝까지 지켜주지 못했던 그 일은 한없이 울고 심지어는 나와 우리 민족 모두의 한과 비애로 남아 있습니다.


그때 그 시절 비명에 간 나의 친구 아니 우리 모두의 친구 진돗개의 슬픈 눈물을 생각하며 다시는 이 땅에 풀 한 포기 개 한 마리라도 외세에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이제라도 우리의 잘못을 용서해 주길 바라면서 이 작은 비석을 그에게 바칩니다.




1994년 10월 3일




전 NWA 인터내셔널 헤비급 세계 챔피언 김 일







2012-07-06 14: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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