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 세상사는 이야기_이전
四君子
icon 김가성
icon 2012-08-04 23:09:20  |  icon 조회: 1105
첨부파일 : -

사군자는 동양화에서 매(梅)·난(蘭)·국(菊)·죽(竹), 즉 매화·난초·국화·대나무를 이르는 말로 군자의 고결함을 상징하는 문인화의 대표적인 소재다. 이 네가지의 소재가 유명한 지역은 각각 전남 광양, 전북 익산, 고창, 전남 담양이다.

매화로 유명한 광양은 해마다 봄철 섬진강변에 매화가 필 때면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그 아름다운 풍경을 보려고 전국에서 수십만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여기에서 생산된 매실은 소화에 특효가 있어 매실액기스, 매실된장, 매실고추장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되어 지역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난초는 한 촉당 몇 만원에서 수백 만원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것도 있다. 이렇게 값비싼 난초는 가정에서는 안방에 모셔지고 회사에서는 사장실에서 특별 대우를 받는다. 난초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란다. 난초는 전북 익산 출신 가람 이병기 시인의 시 '난초'가 유명하다.

익산시는 금년부터 가람 이병기 시인과 관련된 행사를 크게 벌일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난초는 자연스럽게 익산시의 특산물이 될 것이다. 난초는 회사에서 승진이나 생일과 같은 축하의 선물로 많이 쓰여 그 수요는 상당량에 이른다.

국화는 누가 뭐라고 해도 고창이다. 국화는 역사적으로 볼 때 구절초를 말하며 구절초는 들국화의 일종이다. 신라시대부터 9월9일 중양절이면 과거시험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구절초로 떡을 만들고 술을 담아 격려를 했다고 한다. 구절초는 동의보감에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머리를 맑게 하는 등 많은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매년 고창에서는 음력으로 9월9일 중양절에 모양성제 행사를 성대하게 치른다. 중양절에 고창 모양성에 가면 아름다운 구절초를 볼 수 있다. 또한 고창은 해마다 가을 '국화 옆에서'로 유명한 서정주 시인의 미당시문학관에서 질마재문화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대나무 하면 역시 담양이다. 담양은 가사문학이 발달한 선비의 고장이다. 대나무는 곧은 성품이 학문에 열중했던 선비의 성품과 비슷한 이미지다. 대나무는 식품으로 죽순, 대통밥, 대통술 등이 있고 부채와 대바구니 등 생활속에 오래전부터 같이해 왔다. 그 뿐인가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는 부인처럼 껴안고 잠을 청하는 죽부인이 생활과 함께 스며있다. 담양군에서는 2015년도에 세계대나무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제 담양군의 대나무는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의 명물이 될 것이다.

이렇게 사군자는 각 지방마다 그 고장의 독특한 역사와 문학의 소재로 지역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기왕 행사를 벌이면서 광양, 익산, 고창, 담양 등 4군자의 고장에서 공동으로 4군자 선포식과 같은 협약을 체결하고 행사기간 동안 각 지방의 문인협회와 같은 민간 차원의 매난국죽 4군자 시화전을 개최하는 등 공동으로 홍보활동에 나선다면 훨씬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전북일보 2012년8월2일자
2012-08-04 23:09:2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