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는 바로 그 사람!
살을 에는 추위에 눈보라까지 심하게 몰아쳐 눈을 뜨기조차 힘든
네팔의 눈 덮인 산길을 한 남자가 걷고 있었는데
끝없는 눈보라 속에 쉬어갈 인가人家는 보이질 않는데
그때 멀리서 또 한 사람의 여행자가 다가와 둘은 자연스럽게 동행이 되어
서로가 의지하며 든든하긴 했지만 체력소모를 최소화하고자
한마디 말도 없이 묵묵히 앞만 보고 걸어가는데
웬 노인이 눈길에 쓰러져 있었고 그대로 두면 얼어 죽을 것이 분명한지라
“여보시오! 이 사람을 함께 데리고 가게 조금만 도와주세요.”
“뭐요? 내 몸 하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당신 미쳤소?”
일언지하에 버럭 화를 내고 혼자 가 버린 동행자를 원망할 겨를도 없이
그는 노인을 들쳐 업고 가던 길을 재촉하여 얼마쯤 지나자
그의 몸은 땀범벅이 되었고 그 덕분에 얼었던 몸이 녹은 노인이
차츰 의식을 회복하자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을 난로 삼아
그 추위에도 더 이상 얼지 않고 얼마쯤 가자, 비로소 멀리 마을이 보이자
“으~아, 살았다. 다 왔습니다 할아버지.”
안도의 탄성을 지르며 두 사람이 마을 입구에 도착하고 보니
마을사람들이 모며 웅성거리고 있어 “무슨 일 일까?” 궁금하여 살펴보니
눈길 모퉁이에 웬 남자가 꽁꽁 언 채 쓰러져 있었는데
아, 그는 바로 그 사람!
“저 혼자 살겠다고 죽어가는 사람을 외면하고 혼자 가더니
결국 마을을 코앞에 두고 눈밭에 쓰러져 얼어 죽었구려.”
출처 :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발췌 각색
사진 :죽은 새끼를 업고 가는 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