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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아 잘 있거라, 7번은 간다!"
icon 소천재선
icon 2013-01-02 15:31:14  |  icon 조회: 1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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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아 잘 있거라. 7은 간다!”




공기 좋고 인심 좋은 어느 농촌에 노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이들 노부부는 마을사람들에게 서울에 사는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공주같이 예쁜 손녀 자랑을 입이 마르도록 하면서 매우 행복하게 살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을 서울 명문대로 유학 보내고


두 부부는 뼈 빠지게 고생하여 학비를 조달하여 대학을 졸업시켰는데


아들은 부모님의 고생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대기업에 입사해 승승장구하여




젊은 나이에 과장까지 승진하였고, 명문대를 나온 교양 있고 우아한 아내를 맞아


예쁜 손녀딸까지 낳아 강남의 고급아파트에 살고 있었으니 노부부에게는 크나큰 자랑이었다.


아들은 효심이 지극해서 명절 때마다 빠지지 않고 며느리와 손녀를 데리고 와서


고향에서 명절을 보냈으니 마을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아들과 며느리는 고향에 내려올 때마다 부모님에게 시골에서 고생하지 마시고


저희와 함께 서울로 가시면 잘 모실 테니 행복한 여생을 보내세요 라고 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은 사양을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언젠가는 아들 덕분에 서울 강남에 있는
고급아파트에서 호사스런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흐뭇해했다.




그러다가 노부부 중 할멈이 먼저 작고하자 초상을 치른 후


할아버지는 아들내외의 간곡한 권유로 고향집을 정리하고서울로 올라왔다.


서울로 올라온 노인은 서울생활에 적응하며 그런대로 평안한 나날을 보냈다.



아들은 부장승진을 앞두고 있던 터라 회사일이 바빠 항상 자정 무렵에 귀가해


아침 일찍 출근하다 보니 노인을 보살필 겨를이 없었다.


그저 아내가 지극정성으로 잘 보살필 거라 생각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처럼 일찍 귀가하니 가족이 모두 집에 없었다.


처가 아버지를 모시고 외식하러 갔겠지 하고 집에 있는데 한참 후 처와 딸만 들어왔다.


아버지가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자 안절부절 하던 아들은 아버지가 쓰고 계신 방 에가보니


침대위에 ‘잘 있거라 3번아, 7번은 간다!’ 고 쓰인 쪽지를 발견했다.


이 암호 같은 숫자와 아버지의 가출은 어떤 관계 일까를 고민하던 아들은


아버지를 찾아 몇 달을 고생한 끝에 아버지의 친한 친구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


자네 부친께서 늘 하신 말씀이 자네 집에서




<1번은 며느리, 2번은 손녀 , 3번은 자네, 4번은 운전수, 5번은 파출부 6번은 강아지, 7번은 자네 부친> 이라고


하면서 자신은 강아지보다 못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늘 한숨짓곤 했다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아들은 쪽지에 적힌 뜻을 이해하고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물질만능주의가 가족의 해체를 가져오지는 않았을까


아니면 우리의 교육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도 아니면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어느 한쪽의 단편적인 문제는 아닐 것이다.




단편적인 문제라면 해답도 그만큼 쉬울 것이지만


죽음에 이르는 날까지 고민해도 풀리지 않을 숙제일 것 같다.




출처 : 인터넷 펌킹.







2013-01-02 15: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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