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소묘驚蟄素描
어느새 바람이 간지럽습니다.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더니
아마도 봄바람인가 봅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봄이 그냥 오면
고목 매화등걸에도 꽃이 피듯
골 깊은 황혼인생도 생기가 돌겠지요.
꽃 질 무렵에야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갓 끈 떨어질 때야 권불십년權不十年
명 줄 다할 때야 허무인생虛無人生을 말하랴!
봄이 오기 전에
어서 가자 어서, 봄 마중 가자.
봄이 오는 탁 트인 들판으로.
황룡강 긴 언덕에서 나물케던 금례, 은례, 복례 등등
촌스런이름조차 아련한 추억속의 봄
나이먹는괴로움 아닌 멋지게 늙어가는 즐거움에행복하네.
지금쯤 그네들은 어디메서늙어가고 있을꼬?
"나만 늙는게 아니고 다 함께 늙는게 참 재밌다!"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