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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추석 선물
icon 소천재선
icon 2013-09-09 16:02:17  |  icon 조회: 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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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추석 선물




추석 보름 전부터 추석 전전날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택배회사에


첫 번째는 갈비세트, 두 번째는 굴비세트, 세 번째는 양주세트


네 번째는 과일세트 등등




말끔하게 차려입은 점잖은 초로初老의 신사 한 분께서


이틀 간격으로 그러니까 7-8회에 걸쳐 한 아름씩 선물상자를 보내는데


참 이상한 것은 ‘받는 사람’ 주소가 다 똑같다는 것이다.




왜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알고 보니


알고 보니


.


.


.


.


그것은 바로 요직을 두로 섭렵하시다가


정년퇴직하신 전직 고위공무원께서 본인이 본인에게 보내는


셀프self 추석 선물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현직에 있을 때는 씨줄과 날줄로 엮여진 정情 때문에


아무리 청렴 공무원이라 해도 대가성 없는 의례적인 명절 ‘선물’로


은근슬쩍 가장의 권위를 뽐내기도 했었는데…….


벼슬 끈 떨어지고 맞이하는 첫 추석명절이 그야말로 ‘황성옛터’가 아닌가!




‘아라비아 공주는 꿈속에 공주/ 오늘밤도 외로운 밤 별빛이 흐른다.’




가장의 권위를 장丈하여 아내가 들으라고 큰소리로 사기(?)전화를 하는데


“어-야! 뭘 그렇게 많이 보냈는가? 암튼 고맙네!”


속없는 마누라 왈, “여보! 퇴직했어도 선물이 들어오는 거 보니 당신 멋져!”




“그래, 나도 아내에게 보란 듯이


이름도 모르는 전남도청의 열성 팬이 보낸 것이라며


만 원짜리 멸치 한 포라도 사서 나에게 보내볼까?”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2013-09-09 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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