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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인의 눈물
icon 소천재선
icon 2013-10-14 11:14:48  |  icon 조회: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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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인의 눈물


-장성군행정동우회지 ‘황금노을’ 중에서-




“여~보! 수의 벗어 버리고 어서 집으로 돌아갑시다.”



당신이 불쌍하제


당신이 억울하제




나는 보고 싶은 것 다보고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날마다 날마다


잘 살고 있는데




땅속 어두운 곳에서


수의 입고 깊은 잠만 자고 있으니


억울하고 불쌍한 사람은 당신이제




이렇게 하얀 눈이 내리는 깊은 밤인데


어찌하여 당신은 아직까지 집에 돌아오시지 않은지


앞산 깊은 곳에서 깊은 잠만 주무시고 계시는지


영원히 일어 날 수 없는 아무도 없는 제로의 세상으로 가버렸으니


대장암· 담도암· 간암으로 병마와 싸우시다가


영원히 제 곁으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 버렸는데


나는 당신을 포기 할 수 없이 내 마음 속에서 맴 돌고 있는데``````.




어제는 당신 73번째 생신이었습니다.


아들딸 사위 며느리 두 손자까지 모두가 와서 영정


사진 올려놓은 생일상으로 캐익과 과일 나물이랑 차려 놓고


목 놓아 울었습니다.




눈길 속에 당신 산소를 찾아 갔습니다.


제 발 따라 발자국이 저를 따라 옵니다.


당신과 함께 걷기 운동으로 걸었던 농로 길을


오늘은 혼자서 걷고 있습니다.


빨리 일어나 온몸 감싸고 있는 노란 수의 벗어 버리고


제 손잡고 집으로 돌아갑시다.


당신을 기다리는 당신 방 서재로 돌아가


밀린 일기 기억나는 대로 쓰시고 아니 안 쓰셔도 괜찮아요.


얼른 손잡고 따뜻한 집으로 돌아갑시다.




혼자서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갑니다.


피눈물 흘리며 혼자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갑자기 코에서 피가 묻어납니다.


당신 일어나 깜짝 놀라시며 “당신이 아프면 안 되니


얼른 집에 가서 쉬어라!”고 말을 할 것 같습니다.


손이 저려 옵니다.




여보 !


노란 수의 벗어 버리고


당신 아이들이 기다리는 따뜻한 집으로


돌아갑시다. “어~서~!”









2013-10-14 11: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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