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 세상사는 이야기_이전
판소리 심청가 한마당
icon 소천재선
icon 2014-03-20 14:25:09  |  icon 조회: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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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심청가 한마당

소천 가라사대 "참으로 명 문장이로다."


황제(皇帝) 반기하야, 대강연유(大綱緣由)를 탐문(探聞)한바, 세상(世上)의 심


소저(沈少姐)라. 궁녀(宮女)로 시위(侍衛)하여, 별궁(別宮)으로 모신지라. 이


튼날 조회(朝會)끝에, 만조백관(滿朝百官)을 모여놓고, 간밤 꽃봉 사연(事緣)


을 말씀하시니,만조재신(滿朝宰臣)이 여짜오되, 국모(國母)없음을 하나님이


아옵시고, 인도(引渡)하심이니, 천여불취(天與不娶)면 반수기앙(反受其殃)이


라. 인연(因緣)으로 정(定)하소서. 그 말이 옳다 하고, 그날 즉시 택일(擇日)하


니, 오월오일(五月五日) 갑자시(甲子時)라. 심황후(沈皇后) 입궁후(入宮後)에,


연년(年年)이 풍년(豊年)이요, 가가호호(家家戶戶) 태평(太平)이라. 그때에 심


황후(沈皇后)는, 부귀(富貴)는 극진(極盡)하나, 다만 부친(父親) 생각(生覺)


뿐이로다. 하루는 옥난간(玉欄干) 비껴 앉아,




<진양조=계면>




추월(秋月)은 만정(滿庭)하야, 산호주렴(珊瑚珠簾) 비쳐 들제, 청천(靑天)의


외기러기는, 월하(月下)에 높이 떠서, 뚜루낄룩, 울음을 울고 가니, 심황후(沈


皇后) 반기 듣고, 기러기 불러 말을 한다. 오느냐 저 기럭아. 소중랑(蘇中郞)


북해상(北海上)에, 편지(便紙)전튼 기러기냐. 도화동(桃花洞)을 가거들랑 불


쌍하신 우리 부친전에,편지(便紙) 일장 전(傳)하여라. 편지(便紙)를 쓰랴할제.


한 자 쓰고 눈물짓고, 두 자 쓰고 한숨을 쉬니, 글자가 모두 수묵(水墨)이


되니, 언어(言語)가 오착(誤錯)이로구나. 편지(便紙)를 손에 들고, 문을 열고


나서보니 기럭은 간 곳 없고, 창망(蒼茫)한 구름 밖에, 별과 달만, 뚜렷이 밝았구나.



<아니리>




이때, 황제(皇帝) 내궁(內宮)에 들어와 황후(皇后)를 살펴보니, 수색(愁色)이


만면(滿面)하니, 무슨 근심이 있나니까. 심 황후(沈皇后) 여짜오되, 솔토짐인


(率土朕人)의 막비왕토(莫非王土)라. 세상(世上)에, 불쌍한 게 맹인(盲人)이라.


천지일월(天地日月)을 못 보니, 적포지한(積抱之恨)을 풀어 주심이, 신첩(臣


妾)의 원(願)이로소이다. 황제(皇帝), 칭찬하시고, 국모지(國母之) 덕행(德行)


이요. 즉시 그날부터, 맹인(盲人)잔치를 여시는데, 각도(各道) 각읍(各邑)으로


행관(行關)하시되, 대소인민간(大小人民間)에 맹인(盲人)잔치 참여(參與)하게


하되, 만일(萬一) 빠진 맹인(盲人)이 있으면, 그 고을 수령(守領)은, 봉직파면


(奉職罷免) 하리라. 각처(各處)에 전령(傳令)하여노니, 어명(御命)인지라 지어


(至於) 애기봉사까지, 잔치에 참여하게 되었구나.




<세마치(잦은 진양)>


그때의 심 봉사는, 모진 목숨이 죽지도 않고, 근근부지(僅僅扶持) 지내갈 적.


무릉촌 승상부인(丞相夫人)이, 심 소저(沈少姐) 효행(孝行)에 감동(感動)되어,


망사대(望思臺) 옆에다 타루비(墮淚碑)를 세웠는데 비문(碑文)에 하였으되,


지위기친(至爲其親) 폐쌍안(廢雙眼)하야, 살신성효(殺身成孝) 행선거(行船去)


라. 연파만리(煙波萬里) 상심벽(常深碧)하니, 방초연연(芳草年年) 환불귀(還


不歸)라. 이렇듯 비문(碑文)을 하야, 세워 놓으니, 오고 가는 행인(行人)들이,


뉘 아니 슬펴 하랴. 심봉사도, 딸생각이 나거드면, 지팡막대 흩어짚고, 더듬


더듬 찾아가서, 비문을 안고 우드니라. 일일(一日)도 심봉사, 마음이 산란하


여, 지팡막대 흩어 짚고, 타루비(墮淚碑)를 찾아 가서, 후유, 아이고 내 자식


아. 내가 또 왔다. 너는, 애비 눈을 띄우려고, 수궁고혼(水宮孤魂)이 되고, 나


는 모진 목숨이 죽지도 않고, 이지경이 웬일이란 말이냐. 날 데려 가거라,


나를 데려 가거라. 산신(山神) 부락귀(部洛鬼)야 나를 잡아 가거라. 살기도


나는 귀찮하고, 눈 뜨기도 내사 싫다. 비문(碑文) 앞에가 엎드러져서, 내려둥


글 치둥 굴며, 머리도 찧고, 가슴 꽝꽝. 두발을 굴러,




남지서지(南之西之)를 가르치는구나.



심청가 중 뺑덕어미 행실




<아니리>


낮이면, 강두(江頭)에 나가 울고, 밤이면, 집에 돌아와 울고, 울며 불며, 눈물


로 세월을 보내는데, 마침, 본촌(本村)에 묘(妙)한 여인(女人)네가 하나 사는


데, 호(號)가 뺑파것다. 심봉사가 딸 덕분에, 전곡간(錢穀間)이나 있다는 소


문을 듣고, 이웃사람 알지 못하게, 자원(自願) 출가(出家)하였것다. 이여인네


가 어떻게, 입주전부리가 궂던지, 말로다 할 수 없던 가부더라. 거 불쌍한


심봉사 가산(家産)을, 꼭 먹성질로만 탕진(蕩盡)을 하는데, 행실(行實)이 꼭


이러것다.




<잦은머리=평계면>


밥 잘 먹고, 술 잘 먹고, 떡 잘 먹고, 고기 잘 먹고, 양식(糧食)주고 술 사먹


고, 쌀 퍼주고, 고기 사먹고, 이웃집에 밥 붙치기, 통인(通人) 잡고 욕잘하고,


초군(樵軍)들과 싸움하기, 잠자며 이 갈기와, 배끓고 발목떨고, 한밤중 울음


울고, 오고 가는 행인(行人) 드려, 담배 달라 신란하기, 힐끗 하면 핼끗하고,


핼끗 하면 힐끗 하고 뺏죽하면 삣죽하고, 뺏죽하면 삣죽하고, 술잘먹고, 정


자(亭子)밑에 낮잠 자기, 남의 혼인(婚姻) 허량으로, 단단히 믿었는데, 해담


을 잘 하기와 신랑신부(新郞新婦) 잠자는데, 가만 가만 가만, 문앞에 들어서


며, 봉창에 입을 대고, 불이야. 이년의 행실이, 이리 하여도,


심봉사는 아무 런줄을 모르고,


<아니리> 어찌 미쳐 놓았던지, 나무칼로 귀를 싹 베어가도, 모르게 되었것다.



2014-03-20 14: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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