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입암산에서 100년생 헛개나무 '발견'
전남산림硏·전남대 식생조사팀 다양한 온대·습지식물 확인
정상의 바위가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해서 이름이 붙여진 장성군 입암산(立巖山)이 온대와 습지식물의 보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라남도산림자원연구소와 전남대학교 식생조사팀이 장성 입암산 지역에 대한 식생조사 결과 100년생 헛개나무(높이 20m?흉고직경 80㎝)와 중부지방에서 자생하는 50~60년 소태나무(수고 18m?흉고직경 40㎝)를 발견했다
장성 입암산지역은 온대 남부식물과 온대 중부식물이 중첩된 지역이다.
낙엽활엽수인 참나무류가 주요 수종을 이루고 기후 변화에 따라 온대 남부 식생으로 옮겨가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조사 결과 표고 370∼420m인 산 정상부 중간에서 산지 습지가 발견됐다. 습지 주변에는 산작약 등이 자라고 있는 등 다양한 식생이 관찰됐다.
헛개와 소태나무는 민간의료분야에서 약리성분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약재다. 그동안 많은 벌채가 이뤄졌지만 일부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전남대는 산림자원연구소와 공동으로 헛개나무 등의 자생지를 보전·관리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를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멸종위기식물 평가 규정에 맞춰 정리하고 법적보호종 등에 대한 목록 표준화 작업도 할 계획이다.
또 멸종위기종의 경우 국가 식물관련 연구기관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보전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건의할 계획이다.
윤병선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장은 "지역 대학과 공동으로 식물조사와 산림식생을 지속적으로 조사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건전한 전남지방 산림생태계 보존과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입암산(해발 654m)은 장성군 북하면과 정읍시 입암면에 걸쳐 있으며 산 정상 주변에 설치된 입암산성은 몽골 침입을 수차례 막아낸 호남의 중요한 군사요충지였다.